힐링영·예환 쉐프가 함께하는 맛 기행

 

식탁 위의 건강한 로컬 푸드, 그리고 ‘푸드 스토리’의 향연

 

힐링영 이영랑대표와 청와대 만찬쉐프 배예환 쉐프와 함께 맛집 탐방 길에 나섰다. 공덕역 4번 출구로 나와 골목 안으로 들어서니 한 눈에 봐도 오래되어 보이는 식당들이 가득했다. 주락가는 그 골목 끝 쪽에 위치해 있었다. 맛집 탐험을 위해 동행한 이영랑 대표의 분홍빛 드레스와 잘 어우러지는 장미가 주락가 외관을 가득 덮을 만큼 피어 있었다.

 

주락가는 일본식 음식과 사케를 주로 즐길 수 있는 이자카야다. 하지만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어딘가 단란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낯설지 않고 익숙했다. 익숙한 분위기 익숙한 사람들 그리고 주방에선 토속적인 음식냄새가 났다. 이수남 주락 쉐프는 일본식 음식을 국내 로컬 푸드를 이용해 한국식으로 새롭게 요리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메뉴판이 없는 ‘식당’

 

식사를 하기 위해 테이블에 앉자마자 예환 쉐프는 메뉴를 보기 위해 메뉴판을 찾았지만 없었다. 잠시 후 주락가의 이수남 쉐프는 메뉴판을 묻는 예환 쉐프에게 별도로 준비해 놓은 메뉴판은 없다고고 말했다.

 

“저희 가게에 오시는 손님들은 메뉴판을 잘 찾지 않으셔서요” 주락가는 주로 단골손님이 많은 식당이었다. 음식에 대한 믿음과 쉐프에 대한 신뢰가 주락가가 그 자리에 있었던 8년이라는 시간만큼 쌓였기 때문이다.

 

편안하고 아늑한 주락가를 찾은 단골손님들이 “늘 먹던 걸로 주세요”라고 말하는 그림이 눈앞에 선하게 그려졌다. 우리도 메뉴판 없이 단골손님들이 많이 찾는다는 음식 4가지를 주문했다.

 

대나무 찜 통 속의 ‘차돌야채찜’

 

주락쉐프가 나무로 만들어진 만두 찌는 판 같은 것을 들고 나왔다. 뚜껑을 열자 한쪽에는 차돌박이가 한쪽에는 야채가 나왔다. 대나무로 만든 찜기로 쪄 차돌박이는 느끼함은 빠지고 부드러운 고기만 남았다. 야채는 부드러우면서도 본래 모양새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차돌박이 특유의 촉촉함은 조금 사라졌지만 함께 나온 유자폰즈와 참께 드레싱을 함께 먹으니 차돌박이와 야채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풍미가 살아났다.

 

부드러운 식감의 ‘미소목살구이’

 

다음으로 나온 음식은 미소목살구이였다. 미소는 일본식 백된장을 뜻하며 주락쉐프는 미소로 양념한 목살을 구웠다고 말했다. 미소목살구이와 함께 나오는 열무 피클은 처음 먹어보는 가장 독특한 음식이었다.

 

이영랑 대표는 “제가 열무를 되게 좋아해요. 보통은 김치로만 먹었는데 이렇게 피클로도 만들 수 있네요. 너무 맛있어요.” 예환쉐프 역시 “열무를 살짝 데쳐 부드럽고 먹기 좋게 만들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감자와 치즈가 만난 ‘치즈감자전’

 

주락가의 치즈감자전은 스위스 음식인 레스틱을 응용해 주락쉐프가 개발해낸 창작 메뉴이다. 채썬 감자를 피자 토핑처럼 깔고 그위에 모짜렐라 치즈와 피자토핑을 얹었다.

 

그리고 그 위에 다시 한 번 파마산 치즈를 뿌려 치즈향이 강하면서도 느끼하지 않은 한국식 피자를 만들었다. 특히 감자전을 만들 때 감자를 갈아서 쓰는데 반해 주락쉐프는 감자를 채 썰어 씹는 맛을 강조했고 수분이 많아 치즈가 잘 뭉쳐지지 않는 것을 방지했다.

 

한국식으로 재 해석한 ‘모츠나베’

 

마지막으로 단골손님들이 많이 찾는다는 메뉴는 모츠나베였다. 모츠는 내장을 뜻하고 나베는 일본어로 냄비를 뜻한다. 일본에서는 대창을 사용해 전골을 끓여 먹지만 주락쉐프는 느끼한 대창을 대신해서 담백한 맛을 우려내는 소곱창을 이용했다. 미소된장을 풀어 간을 맞추고 곱창으로 맛을 내 국물이 짜지 않고 맑았으며 샤브샤브처럼 살짝 익인 고기는 담백한 고기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어느덧 냄비가득 있던 모츠나베가 바닥을 보이자 이영랑 대표는 너무 많이 먹은 것 같다며 웃었다. “음식이 개운해서 질리지 않고 계속 먹게 되네요.” 예환쉐프는 부추가 들어간 것이 질리지 않는 맛의 포인트라고 말했다. “곱창의 느끼함을 부추의 개운함으로 덮어서 계속 먹게 되는 거죠”

 

술 주에 즐거울 락 이수남 쉐프는 주락가의 뜻을 “술을 즐기는 집”이라고 설명했다. 천천히 한모금의 술을 머금고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주락가는 낭만이 있었다. 이수남 쉐프는 맛있는 음식을 새롭게 즐길 수 있게 음식에 이야기를 담은 푸드 스토리텔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이야기 했다. 그는 1년에 4회 단 8테이블 만 예약을 받아 국내에서 나는 제철 재료를 가지고 이야기를 만든다.

 

지난봄에는 연어알 메추리알 등 알을 가지고 봄의 시작을 알리거나 봄나물을 튀겨 봄비 내리는 소리를 표현하기도 하였다. 음식을 먹고 만드는 것이 좋았다는 이수남 쉐프의 요리에는 어디에도 음식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이 녹아 있었다.

 

한 가지 음식을 만들어 내기 위해 생각하고 또 고민한 그의 발자취가 담겨 있어 화학조미료 없이도 감칠맛을 느낄 수 있었다. 주락가의 즐거운 분위기를 그리고 담백한 음식을 나도 모르게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또 한 명의 단골손님이 생긴 것 같았다.

 

힐링영 & 예환 쉐프의 한 줄

 

식사를 모두 마친 힐링영은 “MSG하나도 없는 담백하고 맛있는 요리로 늘 노력하며 열정을 다하시는 마인드가 너무 멋있었고 넉넉한 정을 덤으로 주시어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맛을 선사해 주셨다”며 “특히 모츠나베는 소고기와 버섯들로 깊은 국물 맛을 내며 한국인 입맛에 맞는 소스들과 함께 먹어볼 수 있어서 인상 깊었고 아티스트의 내부 벽화와 더불어 분위기, 맛, 쉐프의 마인드가 잘 어우러져 있는 곳이며 벌써 저도 단골이 된 듯하다”고 극찬했다.

 

이어 로컬쉐프로 알려진 예환 쉐프 역시 “음식이 자극적이지 않아 맛과 건강까지 모두 잡은 최고의 요리였다”며 “소스와 양념의 절묘한 밸런스로 식사 후에도 맛의 여운이 입안은 물론 머릿 속에서 계속 오래남는 최고의 고 무엇보다 요리를 사랑하는 쉐프님의 끊임없는 연구와 손님에 대한 배려가 요리 속에 잘 녹아 있었다”고 평가했다.

 

힐링라이프연구가 힐링영,

(주) 힐링영대표 이영랑

healinglife1004@gmail.com

 

청와대 대통령 만찬 쉐프

소스의 여왕 로컬 쉐프 배예환

 

최유진 기자 amy311@sis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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