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6일)부터 유류세가 15% 인하됐다. 인하 효과가 모두 반영된다면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23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기재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는 유류세 인하가 시작되는 오늘부터 실시간 가격 동향 파악에 나선다. 유류세 인하가 현장에 얼마나 반영되는지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계획이다.

만약 유류세 인하가 100% 가격에 반영될 경우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23원, 경유 87원, LPG·부탄은 30원이 인하될 것으로 기대된다. 2000㏄ 중형 승용차를 기준으로 휘발유를 가득 주유할 경우 최대 8610원의 유류비를 아낄 수 있는 셈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실시간으로 유류세 인하가 국내 유가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파악할 계획"이라며 "국제유가가 국내유가에 반영되는 시차와 함께 환율 변동성도 들여다보고 특이 동향을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유류세 인하가 실질적인 휘발유 등의 가격 인하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국제유가의 가격 상승 폭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2008년 3~10월의 경우 유류세를 10% 인하했지만, 오히려 이전인 1~2월 리터당 평균 휘발유값 1653원보다 50원 상승한 평균 1703원을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넘게 오르면서 유류세 인하분을 오히려 상쇄시킨 것이다. 

다만 2008년과 달리 현재 국제유가가 하락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10월 중순까지 국제유가는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배럴당 80달러선을 유지했으나, 공급이 활력을 띄면서 이번달 초에는 70달러선으로 내려왔다. 

또 전날 우리나라가 대이란 제재 예외국으로 분류된 점도 국제유가 영향을 줄일 수 있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지난 2015년 이란 핵합의 타결로 완화했던 대이란 제재를 5일 전면 복원했지만, 한국은 제재 예외를 인정받는 8개국 중 하나로 인정받아 유류세 인하 효과에는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2008년에는 워낙 유가가 급속도로 올랐지만 현재 급격하게 유가가 변동하는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며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도 크게 변동성 징후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주유소 상황 등도 고려해야 한다. 유류세는 정유사에서 기름이 출고되는 시점에 부과된다. 일반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자영주유소는 통상 1~2주 정도의 재고분을 쌓아놓기 때문에 이미 기존 유류세를 내고 기름을 사왔다면 재고 소진까지 가격 인하를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직영주유소는 재고와 상관없이 즉시 유류세 인하를 반영해 기름을 판매할 방침이다. 하지만 직영주유소는 전국 1만2000여개 주유소의 10%에 그쳐 가격 인하 효과가 즉시 나타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직영이나 알뜰주유소는 가격을 빨리 내릴 것이고, 자영주유소는 유류세 대책 발표 이후 재고 관리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에 이상한 징후가 있으면 공정위와 불공정 행위 등을 보게 되며, 주유소 재고 소진이 끝나고 난 뒤에도 내려가는 폭이 적다면 현장 점검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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