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철도·도로연결사업 북측 개성에서 착수식 가져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평화와 번영의 길’ 남북 철도·도로연결사업 착수식이 지난해 12월 26일 북한 측 지역인 개성 판문역에서 열렸다. 북의 비핵화 실천 정도를 놓고 갈등이 높아지고 있는 즈음에 이번 착수식으로 남북 및 북·미 관계에도 ‘훈풍’으로 작용하리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이는 한·미가 지난해 12월 21일 서울에서 워킹그룹 회의를 열고 남북협력사업에 대한 한·미 간 공유 및 제재 저촉 여부에 대한 한·미 공동 검토, 북한 비핵화 협상 관련 북·미 고위급 및 실무급 회담 개최 등을 위한 세부협의를 개최, 착수식 외에 남북 유해발굴 사업의 차질 없는 진행 및 대북 타미플루 지원 합의를 이룬 데 따른 것이다.

남측은 이번 남북 철도 연결 관련 착공식 경비로 약 7억원을 지출했다. 우리 정부는 제300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이하 교추협)를 열고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 관련 남북협력기금 지원(안)’을 의결한 바 있다. 교추협은 착공식 행사에 소요되는 경비를 무대, 음향, 우리측 인건비, 차량, 행정 등 행사비용 6억원, 예비비 및 세금 등 1억원으로 총 7억200만원 범위 내에서 지원키로 했다.

이날 착공식에는 남북 각기 100명 정도 참석했다. 향후 여건 조성 시 남북 간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를 착수해 나가자는 의지를 담은 ‘착수식’으로 추진했다. 착공식을 진행하더라도 실제 공사는 북한 비핵화 진전 상황 및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상황을 봐가면서 할 계획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착공을 한다면 제재에 저촉될 소지가 있어 미국,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 일을 시작한다는 의미의 착수식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한 발언의 연장선이라 볼 수 있다.

행사에는 우리 측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북측에선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장혁 철도상 등이 참석했다.

한편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꿈을 실어 나를 남북한 열차는 지난해 11월 30일부터 18일간 일정으로 북측 철로를 이동하며 경의·동해선 공동조사를 실시했다. 경의선은 개성~신의주 구간, 동해선은 금강산~두만강 구간을 12월 17일까지 조사한 것이다. 남북 공동조사단은 노후화된 북측 철로와 교량, 신호체계 등을 점검하는데 총 2600㎞를 이동했다.

이번 일은 역사에 남을 쾌거다. 대한만국이 ‘섬’을 벗어나 한민족의 웅지를 펼치는 날이 오리라는 희망이다. 반도 국가인 우리는 유일한 육로인 북쪽마저 휴전 상황으로 인해 통로가 막힌 상황이다. 섬나라보다 더할 정도로 대륙과 단절된 형국이다. 그러나 이젠 막혔던 육로가 다시 열릴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평화 구현 촉매제로서 철도 연결이 큰 가치를 지니기에 실현되길 바라는 바 크다. 1936년 손기정 선수가 일본에서 부산까지 배편으로 도착해 경부선을 타고 서울역, 서울역에서 중국대륙종단철도(TCR)과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이용해 독일 베를린 올림픽에 참가했던 그 길을 재현할 수 있는 것이다. 부산에서 출발한 열차가 평양을 거쳐 베이징, 몽골, 모스크바,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라인강 하구까지 사람과 물자를 나르는 그 모습을 그려볼 수도 있다. ‘신세계’가 따로 있지 않다. 한반도 종단철도(TKR) 운행은 중국 및 러시아, 중앙아시아대륙 등 아시안 하이웨이 1·6호선과도 맞닿을 수 있다. TKR은 한민족 번영의 상징어인 것이다.

일각에서는 유럽연합(EU)을 본뜬 아시아 공동체 구성도 가능하다는 기대도 하고 있다. 초창기 EU 역시 1951년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에서 시작됐고 16년이 흐른 1967년에야 완성체로 발전했다. 미래에는 남북 교류를 넘어 중국이나 러시아를 통하고 아시아와 유럽으로 이어지는 광범위한 파급효과가 현실이 될 것이라는 희망이다. 문제는 북의 비핵화 조치가 더디면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고 모든 게 무위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지 않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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