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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원조 소금구이’ 치맛살 식당, 고기가 입안에서 아이스크림처럼 사르르~찰떡처럼 입안에 착착 달라붙는 게 고소한 맛이 그만
  • 박철성 대기자
  • 승인 2019.04.05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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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소금구이 김현노 사장

고기가 입안에서 아이스크림처럼 살살 녹는다. 그러다 찰떡처럼 입안에 착착 달라붙는 게 고소한 맛이 그만이다. 과연 그런 고깃집이 있다면 믿겠는가? 그런데 사실이다. 정말로 사실이 맞다. 그렇다면 벌써 방송이나 신문에 또는 SNS 등에 맛집으로 떠들썩하게 소문나있지 않았을까? 그런데 전혀 그런데에 소개된 적이 없다. 왜일까? 그건 바로 고깃집 김현노(57)사장님이 절대로 싫어해서이다. 거기에다 사모님(강정욱, 56)은 사진 찍히거나 언론에 노출되는 것에 대해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정도로 싫어한다.

하지만 답은 간단하다. 오후 4시부터 영업을 시작해서 저녁 11시쯤이면 문을 닫는다. 고작 7시간 정도만 문을 연다. 그런데 오후 4시부터 손님들이 들이닥치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문을 닫을 때까지 빈자리가 거의 없다. 게다가 식당은 겨우 10여평 남짓에 촘촘히 들어찬 드럼통 원형식탁이 11개 뿐이다.

 

온 동네가 난리가 난다. 잘못하면 동네에서 쫓겨난다

 

만약 메스미디어에 맛집으로 소개가 된다면 구름떼처럼 몰려드는 손님들이 식당주변에 길게 줄을 지어 늘어서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야말로 온 동네가 난리가 난다. 안 그래도 주위의 식당들이 1년이 멀다 하고 문을 닫고 나가는 판에 잘못하면 동네에서 쫓겨난다. 더군다나 이 식당은 상가나 번화가도 아니고 아파트단지와 연립주택가의 2차선 길가에 있는 평범한 식당이다. 그런데 갑자기 조용한 주택가의 좁은 골목길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우글거리며 점령해 버린다면 동네주민들의 원성과 비난은 안 보고 안 듣고도 훤하다. 지금도 거의 매일 백 명이 넘는 손님들이 들어와 늘 식당입구가 번잡스러운데 말이다.

이런 식당에 20년 단골손님의 입장에서 취재 한 번만 하자고 사정사정해서 겨우 승낙을 받았다. 단 사모님은 사진 찍지 않는 조건으로 말이다. 이렇게 어렵게 맛집으로 선정하여 독자 분들에게 소개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 그러나 한편으로 걱정도 된다.

 

메뉴에 있는 꽃등심, 육회, 항정살, 갈매기살, 삼겹살 모두가 다 맛있다

삼겹살 구이

‘원조 소금구이’ 식당은 손님들에게 간판에 쓰인 이름보다는 그냥 ‘치맛살집’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치맛살만 맛있는 게 아니다. 여기 고깃집 메뉴에 있는 꽃등심, 육회, 항정살, 갈매기살, 삼겹살 모두가 다 맛있다. 특히 삼겹살은 특유의 노린내가 없다. 거기에다 보통 삼겹살은 막 구워져서 한창 뜨거울 때 후후 불어서 먹어야한다. 만약 조금이라도 식기 시작하면 곧 딱딱해지면서 나무줄기 같이 맛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 고깃집은 그런 걱정이 없다. 식어도 부드럽다. 그리고 쫀득쫀득한 게 맛도 일품이다. 그래서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진 삼겹살을 입에 넣으면 그 삽겹살이 입안의 혀끝에 닿는 순간 미각 세포가 놀라서 파르르 떤다. 그러면 침샘에서 침들이 솟구쳐 나오며 다 씹기도 전에 위에서 빨리 목구멍으로 넘기라고 재촉해댄다.

결국 충분히 맛을 음미하기 전에 벌써 삼겹살은 목 줄기를 통과하고 있다. 그래서 다시 그 맛을 음미하려고 뜨거운 삼겹살을 후후 불지도 않고 집어서 그냥 입안에 마구 구겨 넣는다. 그래도 전혀 질리지가 않는다. 그러다 보면 혼자서 3인분을 처리하고 있다. 그렇다고 양이 적은 것도 아니다. 사장님의 인심이 후해서 오히려 다른 곳보다 좀 더 많다. 그래도 늘 먹다보면 부족하다. 그래서 여기저기 테이블마다 손님들이 바쁘게 “사장님~ 여기 고기추가요!“를 외쳐댄다.

 

4만2천원을 계산해야 하는데 45원만 받은 적도 있다.

적자의 원인은 계산이 서툰 사모님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 고깃집은 가끔 하루가 멀다 하고 적자다. 이유는 바로 사모님 때문이다. 사모님이 원래부터 장사를 하던 사람이 아니라 계산하는 것이 서툴다. 그래서 손님들이 카드로 계산할 때 숫자판을 잘못 누른다. 그것도 항상 뒤에 0이 하나 아니면 몽창 빼먹고 누른다. 거기에다 숫자를 잘못 눌렀다는 것도 모른다. 늘 영업을 마치고 계산할 때에서야 안다. 정말로 거짓말 같지만 눈물겨운 사실이다. 심지어 4만2천원을 계산해야 하는데 45원만 받은 적도 있다. 기가 찰 노릇이다. 그래도 사장님은 늘 그렇게 계산이 서툰 사모님한테 계산을 맡긴다. 그러면서 ‘손님이 맛있게 먹고 갔으면 됐지 뭐가 더 필요하느냐’며 역으로 묻는다. 할 말이 없다. 그런데 여기 고깃집은 겨울에는 거의 매일 적자를 보다시피 한다. 겨울이 되면 모든 채소가 온실재배라 가격이 비싸진다. 그런데도 여기선 항상 손님들에게 마치 채소밭에 온 것처럼 여러 종류의 채소를 한 바구니씩 가득 담아서 무한정으로 내 놓는다. 그러다 보면 내놓은 채소 값이 고기 값 보다 더 나가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겨울엔 적자행진이다.

 

회식에 온 경상도 신입사원 흠신 두들겨 팬 젊은 사장, 단골손님 된 이유

 

1993년 7월에 문을 연 치맛살 고깃집은 그동안 수많은 손님들이 왔다 갔는데 그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다고 했다. 지금부터 18년 전에 아버지가 서울대 병원장에 자신은 고려대 출신이었던 건설장비 제작업체 사장이 새로 신입사원이 입사하여 축하회식을 하려고 전직원 10여명을 데리고 왔는데 하필 신입사원이 지독한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사장은 서울출신이라 경상도 사투리를 그만 반말하는 것으로 잘못

알아듣고 불같이 화를 내며 그야말로 식당을 다 뒤집어엎을 정도로 그릇을 던지고 유리컵을 깨가며 그 신입사원을 흠씬 두들겨 패가며 생난리를 쳤다고 했다.

그래도 고깃짓 김사장님은 조금도 싫은 내색 없이 그릇을 던져서 깨지면 다른 새 접시로 갖다 주고 음식이 바닥에 떨어지면 새 음식으로 가져다주면서 끝까지 손님으로서 대우를 해주었다. 그렇게 한 것이 인연이 되어 그 회사가 10배 이상 커지고 강남으로 옮겨갔어도 항상 신입사원 환영회식을 하러 이곳으로 온다고 한다. 그리고 늘 신입사원한테 그때 있었던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고깃집 사장님을 치켜세워준다고 했다. 그래서 또 다른 이야기는 없느냐는 물음에 “고깃집을 20년 가까이 한 동네 한 자리에서 운영하다보니 가끔씩 초등학생 때부터 단골로 들락날락하던 아이가 어느새 훌쩍 자라서 청첩장을 들고 오면 왠지 기분이 좋고 코끝이 찡해진다. 이때 보람을 느낀다.”고 수줍게 이야기했다.

 

손님을 위해 고기를 다듬고 숯불을 피우고 채소를 다듬는 일이 행복하고 즐겁고 재미있다

 

고깃집 사장님의 꿈은 소박하다. 여느 집 누구처럼 엄청나게 돈을 벌어 재벌이 되겠다는 욕심도 맛집으로 소문나서 유명해지겠다는 욕심도 없다. 그래서 사장님은 “그냥 지금처럼 육체적으로 힘들고 어느 때엔 피곤할 때도 있지만 주방에서 손님을 위해 고기를 다듬고 숯불을 피우고 채소를 다듬는 일이 행복하고 즐겁고 재미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식당 문을 닫고 그만 둘 때까지 동네사람들과 손님들과 한데 어우러져 재미있게 살고 싶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식당을 인수할 돈이나 있겠느냐는 발언에 발끈한 마누라가 식당계약 해버렸다

사실 고깃집 사장님은 유명호텔에서 시설관리쪽 업무를 보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고깃집을 운영하게 되었는지 새삼 궁금해져 물었다. 그러자 사장님은 만면에 웃음을 띠며 에피소드를 말했다.

“동네 잘 아는 형님이 어느 날 고깃집 식당을 한 번 운영해 보겠느냐고 제안을 했왔다”며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라 답변을 미루고 있었는데 그만 마누라가 그 형님이 식당을 인수할 돈이나 있겠느냐는 미끼성 발언에 발끈해서는 나도 모르게 덥석 이 식당을 계약하고 왔다.”면서 허탈한 웃음을 짓는다. 그리고는 “결국 마누라가 갑자기 저질러 놓은 일로 얼떨결에 고깃집을 인수한 것이 지금까지 오게 됐다.”고 오래 묵은 사연을 끄집어냈다.

그래서인지 사장님의 고기다루는 칼질 솜씨가 서툴다. 처음 할 때는 하루에도 여러 번씩 날카로운 칼날에 생고기를 다듬다가 그만 손을 베이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에도 가끔씩 손을 베이고 있다고 멋쩍게 웃었다.

 

그대로 정성스럽게 고기를 손질해 내 놓는 것 밖에는 별다른 게 없다

손님들은 고기에 사장님의 정성이 깃든 것을 쌈 싸서 먹었다.

 

그런데 정말로 이상했다. 사장님이 원래부터 요리사 출신도 아니고 그렇다고 백종원처럼 요리에 반해서 요리대가가 된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 맛있는 고기를 손님들 앞에 내놓는지 그 비법이 은근슬쩍 궁금해졌다. 하지만 기대했던 대답은 아니었다. “글쎄, 뭐 별다른 것은 없다.”고 하면서 “특별히 나만의 비법으로 고기를 저온 숙성시킨다든지 아니면 무슨 양념을 바른다든지 하는 것이 전혀 없다. 그냥 개업할 때부터 20년 가까이 한 곳에서 고기를 공급받아다 그날 그대로 정성스럽게 고기를 손질해 내 놓는 것 밖에는 별다른 게 없다.”며 기대에 찬 대답이 아니어서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고기뿐만이 아니라 채소나 부대재료들도 모두 20년 동안 계속 거래하던 곳에서 받아 온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비법은 하나다. 두 부부가 소박하고 진실 된 마음으로 고기를 손질한 정성이다. 그렇다. 손님들은 사장님의 정성이 곁들인 고기에다 싱싱한 채소로 쌈을 싸서 먹었었기에 그렇게 맛있는 고깃집이 된 것이었다. 게다가 식사가 끝나면 서비스로 사람 얼굴만 한 크기의 돼지껍데기를 양념장에 싹싹 발라서 내준다. 역시 돼지 특유의 노린내가 없다. 꼬돌꼬돌 한 게 구수하면서도 졸깃하다. 정확히 어떤 맛인지 궁금하면 와서 직접 먹어보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다. 한편 사장님은 배고픈 사람들을 위해 고기만 파는 게 아니다 갈 곳 없고 배고픈 길고양이들한테도 냥이의 아빠가 되어 꼬박꼬박 고픈 배 끼니를 챙겨준다. 또 시간 내서 같이 놀아도 준다. 정말 사장님은 시퍼런 칼을 휘두르는 마음씨 여린 사내이다. 박철성 대기자

‘원조 소금구이’ 주소

서울, 강동구 명일로 221(도로명 주소)

서울, 강동구 길동 104-1(久 주소)

전화예약 : 02-483-0092

박철성 대기자  pcs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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