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정감사- 공정거래위원회]

유의동 의원, “지방사무소 인력 강화도 필요”

인사혁신처가 운영하는 정부 인사교류 사이트인 ‘나라일터’에 타 부처나 지자체 전출을 신청한 공정위 직원이 매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유의동(바른미래당, 경기 평택을) 의원이 인사혁신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정위 직원 중 타 부처나 지자체 전출 신청자가 2016년 7명에서 2017년 13명, 지난해에는 26명으로 매년 2배씩 급증했다.

유 의원은 “재취업비리로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공정위가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신임 조성욱 위원장의 성공은 공정위 직원들의 사기진작 등 공정위의 위상과 권한을 제고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지방사무소의 역량 강화를 위해 본부와 지방사무소 간에 인력배치를 큰 틀에서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도 유 의원은 제기했다. 유의동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공정위 직원들의 근무 기간 자료>에 따르면, 대전사무소의 경우 현원 16명 중 절반(8명)이 근무 기간이 3년 미만이었고, 그 중 절반은 공정위 근무 경력이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 직원으로 나타났다.

부산사무소 근무자의 41%, 공정위에서 근무한지 3년도 채 되지 않은 직원들

타 지방사무소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울사무소 근무자의 38.2%, 부산사무소 근무자의 41%는 공정위에서 근무한지 3년도 채 되지 않은 직원들이었다. 이에 반해 공정위 본부 인력(477명)의 40%(191명)은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이었다.

현재 공정위는 지역별로 공정거래 업무를 관장하기 위해 서울, 부산, 광주, 대전, 대구 등 5개 지역에 지방사무소를 설치 운영 중인데, 관할지역에 소재하는 사업자와 사업자단체의 각종 불공정행위를 시정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유 의원은 “최근 들어 갑을관계 개선, 소비자피해 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관할지역을 담당하는 공정위 지방사무소의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지적하고, “공정위 전체 인원의 20%가 지방사무소로 배치되고 있는 만큼, 공정위 본부와 지방사무소간에 효율적인 인력 배치 방안이 검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멍 난 공정위 ‘조직 쇄신 방안’

한편, 퇴직자 재취업으로 인한 부적절한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도입한 공정위 ‘조직 쇄신 방안’에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국회 정무위원회 최운열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이 최근 밝혔다. 공정위는 2018년 8월, 재취업 관여 금지, 퇴직자와 직원 간 사건 관련 사적 접촉 금지, 퇴직자 재취업 이력 공시 등의 조직 쇄신 방안을 발표했으며, 이에 따라 ‘퇴직자 등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외부인과 접촉할 경우 그 내용을 보고’하는 외부인 접촉 관련 조항도 개정한 바 있다. 하지만 공정위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기업집단·법무법인의 관련 직원과, 이들 기업에 재취업한 공정위 퇴직자로만 보고대상을 제한하고 있어 조직 쇄신의 원래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구글, 페이스북, 폭스바겐 등의 글로벌 기업은 국내 해당 대표기업보다 월등한 자산규모와 매출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소속되지 않아 접촉 보고 대상에서 제외돼 있으며, 공정위 퇴직자가 임원으로 재취업한 쿠팡 등의 기업 또한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보고 의무가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공정위는 현재 구글, 폭스바겐, 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업을 다수 조사하고 있지만, 이들 기업 직원의 공정위 출입·접촉 기록에 대해서는 관리하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최운열 의원은 “외부인 접촉 제도 운영의 목적이 투명한 사건 처리를 위한 것이라면, 규정 또한 원래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비돼야 한다.”며 “국내기업이 차별받지 않고, 공정위 퇴직자 등의 부적절한 접촉을 방지할 수 있는 개정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2019년 1월부터 8월 말까지 공정위 직원을 최다 접촉한 곳은 김앤장법률사무소로 모두 802건의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법인광장이 320회, 법무법인(유한)율촌이 294회로 그 뒤를 이었으며, 기업집단 중에서는 SK그룹 112회, 삼성 77회, 엘지 69회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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