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갑질?

김모 가맹점주, “가맹거래법 위반, 영업방해·모욕·폐점협박 등으로 고소”
BBQ, "언론에 허위·과장 제보... 법적 책임 묻겠다."

윤홍근 제너시스 BBQ 회장이 지난 5월 BBQ 봉은사역점을 방문한 자리에서 ‘갑질’을 했다는 의혹보도가 지난 14일 YTN에 보도되며, 파장이 일파만파 커졌다.
언론보도 등을 종합해 보면 윤 회장은 7명 이상의 직원들과 봉은사역점에 왔는데, 윤 회장이 도착하기 불과 10분 전에 가맹점에 전화가 왔으며 매장에 도착한 그들은 1층에 잠시 머무르다가 말없이 주방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갔다. 주방직원이 주방으로 들어오려는 윤 회장을 저지하자, 그는 "너 내가 누군 줄 알아?"라고 말 한 뒤 "이 **봐라", "이 자식 해고해"라는 말을 한 뒤 "이 지점을 폐쇄하라"는 폭언을 했다는 것. YTN 보도에는 당시 매장 방문 손님의 인터뷰도 보도됐다. “딱 TV에서 보던 그거였어요. 갑질. 소리 지르고 나이 드신 양반 입에서 나오지 않을 법한 소리도 나오고 했으니까요.”

당사자인 김모 가맹점주는 본사에서 공급한 닭의 유통기한과 중량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원래는 1kg의 생닭을 공급받아야 하는데 사건 발생 이후 700~800g 중량의 닭이 오는 등 무게가 확연히 달라졌다. 김 점주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닭은 오픈 당시부터 있었던 일이라며 ‘5일 이내의 신선육은 납품하지 않는다.’가 계약 사항에 있었지만 초도 물량부터 2~3일짜리 물량이 들어왔다"고 토로했다. 닭은 3일에 한 번씩 받는데 이렇게 되면 유통기한이 임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모 점주는 본사가 이익률도 속였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언론에서 보도된 고소장에 따르면 BBQ 직원이 "BBQ 메뉴의 전체 코스트가 38~40%를 넘지 않는다"며 예상 수익률 표까지 만들어줬다고 주장했다. 1만원 짜리 메뉴를 팔았을 때 본사에 원자재와 물류비로 줘야할 돈이 4000원을 넘지 않는다는 의미다. 가맹점주는 남은 6000원으로 임대료, 인건비 등을 충당하고 남은 금액을 순수익으로 가져가는 것이다. 하지만 영업을 시작한 후 계산을 해보니 본사에 줘야하는 원자재 및 물류비용이 전체 판매가의 70%에 육박했다. 본사의 애초 약속과 달리 가맹점주 손에 떨어지는 금액이 너무 적었다고.
지난 14일 김모 가맹점주는 윤홍근 제너시스 BBQ 회장을 고소했다. 고소장에 담긴 내용은 크게 4가지로 △가맹거래법 위반 △윤홍근 회장 영업방해·모욕·폐점협박 △불공정거래법 △광고 분담금 강제징수 등이다. 현재 해당 매장은 문을 닫은 상태이다.

BBQ는 지난 15일 윤 회장의 갑질 논란과 관련해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BBQ는 "해당 가맹점주가 윤 회장의 매장 격려 방문 당시 발생한 사소한 해프닝을 왜곡·과장해 6개월이나 지난 지금 악의적으로 언론에 허위 정보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BBQ는 윤 회장이 당시 관행대로 신규 점포였던 해당 매장을 격려 목적으로 방문한 것이며 욕설과 폭언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BBQ에 따르면 윤 회장은 사전에 직원을 통해 매장 방문을 예고했으며 주방에 들어갈 때도 '저 BBQ 회장입니다'라고 인사하며 들어갔다. 그러나 주방 직원이 강하게 제지하자 당황한 윤 회장이 '이 사람 봐라?'라고 말했고 주방 확인이 불가능해 되돌아 나올 수밖에 없었다.

BBQ는 "주방 직원들이 유니폼도 입지 않은 데다 주방 확인까지 거부하자 윤 회장이 동행한 직원들에게 '이 매장은 규정 위반이 있는 것으로 보이니 확인하고 개선의 여지가 안 보이면 폐점을 검토하라'고 이야기했을 뿐"이라며 "이런 행위가 갑질이 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본사가 기준에 못 미치는 육계(닭)를 제공하는 등 불리한 처우를 계속했다는 가맹점주 주장에 대해 BBQ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해당 가맹점의 컴플레인에 성실히 대응했지만, 해당 가맹점주가 상식적으로 통용될 수 없는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BBQ는 "가맹점주가 규격 외 사입 육계를 사용하고 올리브유 대신 일반 콩기름을 사용하는 등 계약 위반 사실을 적발당해 계약 해지 위기에 몰리게 되자 언론에 허위·과장 제보를 했다"고 주장하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번 BBQ 갑질 논란과 관련해 김태훈 가맹점주협의회 사무국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본사가 가맹점 매장을 점검할 권리는 있지만 해당 역할을 맡은 사람에 한해야 하는 것"이라며 "(점주가) 슈퍼바이저나 매장 관리 직책을 가진 사람이 관리하는 것을 거부할 수는 없지만, 회장이라도 개인 재산인 가맹점에 불시에 찾아와 주방까지 들어가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엄격히 따지면 회장은 가맹점 주방에 들어갈 권리가 없다. 순시는 한다면 관리 책임자나 매장 사장에게 허락을 받고 가야한다. 만약 가맹점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검증할 사람은 따로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가맹사업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BBQ는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 매장 1,512곳(가맹점 1490개·직영 22개)을 운영 중이다. 매출액 기준 1위인 교촌치킨(1017개)과 2위인 bhc(1395개) 보다 많다. BBQ의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2,198억 5,300만원으로, 교촌치킨(2,911억 3,400만원)·bhc(2,326억원)에 이어 3위다. 
언론보도를 종합해 보면 윤홍근 회장의 형제들(2남2녀)은 회사 경영에 참여하거나 관계를 맺고 있으며, 자녀들은 지주회사의 대주주다. 윤홍근 회장의 여동생인 윤경주 사장은 올해 6월 주력 계열사인 제너시스 BBQ 대표로 선임됐다.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한 이성락 전 대표가 취임 후 3주만에 사퇴하면서 윤 사장이 신임 대표가 된 것. 윤홍근 회장의 남동생인 윤인상씨 역시 분사 전 bhc의 대표를 맡기도 했다. 윤 전 bhc 대표는 2004년 비비큐가 인수한 이후부터 2009년까지 bhc 대표를 지냈다.

윤 회장의 자녀들은 현재 지주사인 ‘제너시스’의 최대 주주다. 제너시스는  BBQ 지분 84.48%를 보유하고 있으며, 윤 회장 자녀인 혜웅·경원씨가 각각 62.62%, 31.9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윤 회장 지분은 5.46%다.
윤 회장은 2002년 당시 7살이던 아들 혜웅씨에게 치킨용 소스 등을 공급하는 ‘지엔에스푸드’의 지분을 넘긴 뒤 내부 거래를 통해 덩치를 키웠다. 이후 지엔에스푸드가 다른 가족회사와 제너시스의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 등으로 아들에게 회사를 사실상 물려줬다. 


한편, BBQ는 지난 7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 정책을 대폭 수용한 자정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BBQ는 당시 "새 정부 국정운영 기조와 공정위의 가맹 정책을 전폭 수용해 가맹점주와 본사동행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자정안을 발표한바 있으며, 지난 11월 10일에는 자정안 실천을 다짐하는 자정 실천 다짐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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