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外 사안 논의는 불투명…'9일 고위급회담' 北 수용여부 주목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완전히 끊겼던 남북 연락채널이 1년 11개월만에 복구된 3일 오후 경기 파주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연락사무소에서 우리측이 북측과 통화를 위해 '남북직통전화'를 점검하고 있다.

1월 3일 오전 9시 30분 남북연락채널 개시통화가 성사됐다. 통일부는 “남북 연락관이 오늘 오전 9시 30분께 판문점 연락 채널을 통해 개시통화를 했다”고 3일 발표했다. 통일부는 “북측이 먼저 전화를 걸어와 통화가 이뤄져 상호 회선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시통화를 통해 우리 측이 ‘알려줄 내용이 있느냐’ 묻자 북측은 ‘알려줄 내용이 있으면 통보하겠다’는 발언과 함께 통화를 종료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그 동안 필요에 따라 연락채널의 단절과 개통을 반복했으며 지난 2016년 2월 우리측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 조치로 판문점 연락채널과 서해지구 군 통신선 연결 중단 후 1년 11개월 만에 재개통 됐다.

 

남북은 이날부터 우리가 고위급회담을 9일 개최하자고 제안한 것과 관련, 회담 일정과 의제, 형식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판문점 연락채널 복원은 4일부터 우리가 제안한 회담 개최와 관련한 협의에 돌입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의제를 뛰어넘어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와도 관련이 깊다.

우리측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지난 2일 회담제의 회견에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논의가 주를 이루면서도 “여러 상호 관심사항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해 남북 간 회담의 범위와 폭을 넓히고자 하는 의미를 피력했다. 그러나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리선권 위원장은 3일 조선중앙TV를 통해 회담 개최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판문점 연락채널 개통 입장을 밝히며 "우리 대표단 파견과 관련한 실무적 문제를 논의해 나갈 것"이라며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에 의제를 한정하는 듯한 입장을 내놨다.

회담의 형식은 의제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실무회담이냐 고위급 회담이냐에 따라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의 범위가 달라지는 것이다. 초반에는 평창올림픽과 체육실무회담으로 시작되어 고위급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 측은 지난해 7월 제안했지만 아직 북측으로부터 답을 듣지 못한 적대행위 중지와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한 군사당국회담과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위한 적십자회담 개최 문제를 우선적으로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측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이나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중지를, 우리 측은 북한의 비핵화를 각각 촉구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한편 우리 쪽에서 고위급 회담 시기로 9일을, 장소로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을 제시한 데 대해 북한이 수정제의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회담의 형식·시기·장소에 대한 북한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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