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 가맹본부·가맹점주 갈등 심화

“BHC 영업이익률, 타 치킨 상위 기업 비해 3배 이상 높다.” “근본적 원인은 본사의 착취 구조” VS "체계적인 시스템 갖추고 효율적으로 운영”

“1400여 가맹점의 상당수는 주방에서 일하는 아내와 배달하는 남편으로 운영이 됩니다. 매뉴얼대로 조리한다고 해도 사람의 손맛이 달라졌다는 것을 고객이 먼저 알아차립니다. 주방이 하루 쉰다면 고객들이 떨어져 나가는 일은 식은 죽 먹기입니다. 배달직원을 고용하거나 퀵서비스를 이용하면 하루를 쉴 수 있을 테지만, 시간당 1만원을 주어도 일할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고 최저임금 상승으로 대폭 올라버린 배달대행수수료를 매번 부담하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지난 수년간 본사에서 공급하는 원재료의 가격대비 치킨가격은 꾸준하게 격차가 좁혀지고 있습니다. 마진율의 감소로 표현되는 가맹점의 이익은 물론이고,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은 한 명의 직원이라도 줄여야만 합니다. 이렇게 인내하며 근근이 매장을 이끌어왔던 가맹점 사장들의 고충을 들어보겠다며 개최된 간담회에서 대표이사가 질문을 받지 않고 중도에 퇴장하는 웃지 못 할 사건이 각 지역마다 되풀이 되었습니다.”

BHC 가맹본부와 가맹점주들 사이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5월 23일 BHC 가맹점주 200여명이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 모여 전국의 가맹점주 780여명으로 구성된 ‘전국 BHC 가맹점 협의회’ 설립총회를 선언했다. 최근에는 BHC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전국 BHC 가맹점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BHC 가맹점주들의 삶의 보람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전국 BHC 가맹점 협의회에 소속된 전 가맹점주들은 외국계 사모펀드의 악덕(착취)경영행태에 대항해 BHC 투자사와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들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을 선언한다.”고 최근 밝혔다.

협의회, “그들만의 잔치”

협의회에 따르면 외국계 사모펀드에서 운영하고 있는 BHC 본사는 최근 몇 년간 전례가 없는 업계 최고의 성장을 달성했다. 매출뿐 아니라 이익률도 업계의 평균을 훨씬 뛰어넘어 단연 독보적인 수준에 이르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상위 3개사 중 BHC의 영업이익률은 나머지 2개사에 비해 3배 이상 높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1위 기업에 비해 매출액이 약800억원 가량 작은데도 영업이익은 약 440억원이 더 많았다.

협의회는 “본사가 잘 되기를 바라지 않는 가맹점주들은 없다. 본사가 앞서가는 대로 가맹점이 동반 성장하면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꾸려가고 싶은 것이 우리 모두의 바람일 것”이라며 “다만, 우리가 본사의 괄목할만한 성장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그것이 ‘그들만의 잔치’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근본적 원인은 본사의 착취 구조에 있다는 것. 실상은 가맹점의 희생 위에서 이익을 독점해왔다고 협의회는 성토했다.

협의회는 BHC 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품목의 원가가 경쟁사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이 단적인 예라며 일례로, 치킨 판매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목의 공급가격은 여타 프랜차이즈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설명했다. “품질이 비슷하거나 때로는 더 떨어지는 품목을 더 비싸게 구매하도록 강제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는 것. 국제 해바라기유 가격이 인하돼도 BHC 고올레산 해바라기유 가격은 그대로인 이유를 알고 싶다는 게 협의회의 주장이다.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한 해바라기유를 계속 같은 가격에 판매한다는 것은 본사에서 과도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드는 대목”이라고 했다. 협의회는 공정거래위원회에 BHC에 대해 재조사를 호소했다. 이와 함께 조사 시 협의회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문자 논란 "365일 일하라는 것" VS " 계약서에 의거해 정당한 요청"

BHC 가맹본부와 가맹점주와의 간담회에서 “타 업체와 신선육 공급가격이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한 대표이사의 답변을 들은 점주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서로 질문을 하겠다면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고 협의회는 폭로했다. “경쟁사인 K업체는 대리점으로 되어 있지만 우리는 통으로 되어 있어서 관리비가 많이 든다.”(대표이사 답변) 협의회는 “대표이사의 이 답변은 무슨 논리인지 모르겠다. 바꿔 말하면 BHC는 물류센터와 가맹점이 직거래를 한다는 것인데 왜 더 비싼 가격에 공급해야만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BHC 측은 이러한 협의회의 발표내용에 대해 해명자료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BHC 치킨은 최상의 고올레산 해바라기유 사용을 위해 우리나라 최대 기업 중 하나인 ‘롯데’의 최신설비와 특수한 제조공법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BHC 치킨의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타 브랜드와 비교했을 시 고가가 아니며, 인터넷 최저가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BHC 신선육은 산지로부터의 유통과정과 브랜드의 노하우를 반영한 염지 및 절단 등 다양한 과정을 통해 가맹점에 공급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공급되는 BHC 신선육을 단순한 논리로 타사와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실제로 동종업계인 치킨 프랜차이즈의 공급가와 비교했을 때 높고 낮은 다양한 브랜드가 존재하고 있다.”고 했다.

BHC 측은 “지난 2013년 BBQ로부터 독립경영 후 전문경영 체제에 돌입해 투명경영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에 비합리적인 관행을 과감히 없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BHC는 가맹본부에서 공급과 유통을 모두 관리하고 있으며, 일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계열사를 설립해 중간 마진을 남기고 이익을 분산시키는 등의 행위를 절대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BHC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보낸 문자 메시지가 도마 위에 올라 논란이 되고 있다. 협의회가 언론에 배포한 문자 메시지에는 휴무일 최소화(사전 품의 완료 후 휴무 가능-경조사, 건강문제(직계비속, 입원치료만 해당), 명절 외에는 휴무 불가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점주들은 ‘사실상 365일 일하라는 것이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BHC 측은 이에 대해 “가맹점에서 매장 운영시간을 지키지 않아 소비자의 컴플레인이 매우 높다. 이에 영업규칙을 지켜달라고 가맹본부가 요청한 부분”이라며 “가맹본부는 가맹 계약서에 의거해 정당한 요청을 진행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 18일 가맹점주(27명)의 점포환경 개선에 소요된 비용 중 가맹거래법에 따라 자신이 부담해야 할 비용(공사 비용의 20% 또는 40%)의 일부만 부담하고, 가맹점주들에게 광고·판촉행사 집행 내역을 통보하지 않은 BHC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억 4,8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2016년 1월부터 2017년 7월까지 기간 동안 자신의 요구 또는 권유에 따라 27명의 가맹점주가 점포 환경개선에 소요한 비용 총 9억 6,900만원 중 가맹거래법상 BHC가 부담해야 할 3억 8,700만원의 일부만 부담하고 1억 6,3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BHC는 2004년부터 가맹사업을 시작했고, 가맹점 수는 1,395개이며 매출액은 2,326억원 수준이다.(2016년 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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