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2년 전 수준으로 하락했다. 다음달 전망도 3년 전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을 때 만큼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10월 중 제조업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업황이 71로 한달 전보다 2포인트 내렸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16년 10월(71)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기준치인 100 미만이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긍정적인 곳보다 많다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제조업 경기인식 악화 배경에 대해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내수기업의 업황BSI가 전월과 같은 67을 유지한 것과 달리 수출기업은 77로 5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2016년 12월(76)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기업규모에 관계없이 경기인식이 모두 후퇴했다. 대기업은 3포인트 내린 76을 기록하며 2016년 10월(73) 이후 가장 낮아졌고 중소기업(65)은 2포인트 하락해 7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업종별로 보면 화학부문이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원재료 가격 상승 영향으로 업황BSI가 17포인트 급락, 73에 그쳤는데 2016년 1월(6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자·영상·통신장비는 스마트폰 판매 둔화 등으로 5포인트 내린 82로 집계됐다. 반면 전기장비(74)는 5세대통신(5G) 상용화를 위한 부품수요 증가 덕분에 5포인트 오르며 선전했다.

제조업의 11월 업황전망BSI는 72로 전월 전망보다 6포인트 더 빠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달 부진했던 전자·영상·통신장비(7)는 물론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를 우려한 화학(7), 자동차·건설 등 전방산업 부진 영향을 받는 금속가공(11) 등의 낙폭이 컸다.

비제조업의 10월 업황BSI는 76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가격할인에 나선 수입자동차 판매 증가로 도소매업(2)과 여행 성수기를 맞은 숙박업(15)이 상승했지만 정보통신업(8), 운수·창고업(4) 등은 하락했다. 

운수·창고업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물동량 감소 우려로 11월 전망도 5포인트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전문·과학·기술의 경우 9·13 부동산대책 이후 건축 설계·감리 수요가 줄어들면서 전망치가 6포인트 낮아졌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더한 전 산업의 10월 중 업황BSI는 2016년 12월 이후 73으로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편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경제심리지수(ESI)는 9월 97.0에서 10월 92.6으로 4.4포인트 하락했다. 계절요인 등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94.3으로 0.6포인트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