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각의 갑질에 ‘화난 시민단체’

[시사경제뉴스=이범석 기자] 노량진역에서 200여미터를 걸어가면 박문각 빌딩에 위치한 커피전문점이 눈에 띈다. 이 커피전문점은 역에서 거리도 멀고 사람들의 동선도 끊어지는 등 커피전문점을 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위치다. 다서 조용해 보이는 이 커피전문점이 최근 2년여 동안 건물주와의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는 제보에 시사경제뉴스가 취재에 나섰다. <편집자주>

임용학원 박문각의 갑질행각에 분노한 시민단체들이 전국에서 모여 노량진 박문각 빌딩앞에서 수시로 집회를 벌이고 있다.

박지호 대표의 사연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전국 곳곳에서 박문각을 규탄하는 목소리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월25일에는 일부 시민단체 회원들이 박문각을 찾아 “임차인과 상생거부하는 박문각을 규탄한다”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박지호 대표는 “박문각은 카페 옆에 있던 분식가게의 계약이 만료되자 2016년 11월, 권리금도 못받고 거의 쫓겨나듯 나갔다”며 “당시 분식집 사장님은 남편이 오랫동안 암투병을 하는 가운데 부인 혼자 분식집을 운영해 생활비를 충당하고 잇었기 때문에 박문각의 묻지마식 방침에 변호사 비용, 생계, 정신적 스트레스 등이 두려워 함께 대응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쫓겨나셨다”고 밝혔다.

 

박 대표 역시 박문각과 장기적인 법정공방으로 지칠대로 지친 상태였다.

 

박 대표는 “자식과 와이프, 어머니에게 제일 미안하다”며 “저희 같은 세대는 부모님도 챙겨야 되고, 자식 교육과 노후까지 신경써야하는 시기지만 지금은 그저 하루하루 생계가 더 걱정일 뿐”이라며 “카페를 오픈하고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모든 것을 쏟아부어 열심히 가꿔온 생활전선이 이렇게 허무한 결과를 가져올 줄 누가 았았겠냐”고 하소연했다.

 

박 대표는 “그래도 요즘에는 주변에서 장사를 하시는 분들이나 시민단체, 언론 등에서 저의 힘든 사정을 듣고 도와주려는 움직임들이 일고 있어 그 분들께 고맙고,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여력이 생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법률 전문가는 “이번 박문각의 소송은 개인이 기업을 상대로 한 권리금 소송에서 이긴 첫 사례인 만큼 그 의미가 남다르다”며 “앞으로도 박문각 처럼 건물주의 갑질로 억울하게 쫓겨나는 세입자가 분쟁에서 보상받을 수 있는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문각은 1974년 설립된 교육·출판기업인 박문각 그룹의 직영학원으로 1972년 행정고시학원 설립 이래 지속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현재 노량진-강남-종로를 거점으로 한 학원 사업과, 이를 기반으로 한 교육포털서비스 및 온라인 강의 사업, 각종 수험서의 출판 및 제작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는 공무원 시험을 주축으로하는 학원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임대인 갑질 행각이 학원이라는 부분에 대해 비난 여론이 더 높게 일고 있는 것으로 보여, 향후 박문각 학원생 모집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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